일상/사는 얘기

아빠의 형..

AKRI 2022. 4. 7. 15:26

지금까지 살면서 내 주변에서 "죽음"이라는 걸 실질적으로 느낀건 두번 정도 된다.(장례식 다녀온거 빼고) 한번은 내가 죽을 지도 모른다는 경험을 한 것이고..또 한번은 처형이 장기 이식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그 전에도 주변에 죽음이라는 것이 있었지만..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실질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4월 3일 큰아빠가 돌아가셨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장례가 좀 늦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4일장을 통해 어제 발인을 했다..

나에게는 큰아빠가 두분 계셨다..첫째 큰 아빠는 시골에 사셨고..두번째 큰 아빠는 내가 어릴때 주변에 사셨다.

첫째 큰아빠는 내가 꽤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어제 얘기 하다 보니..25년전 일이란다..

두번째 큰아빠는 이번에 돌아가셨다...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아니면..원래 장례가 그런지..계속 슬픔에 빠져 있진 않다..

가족의 슬픔도 슬픔이지만..형제,자매의 슬픔도 엄청난 슬픔이다...

내가 코로나로 많이 아팠을때..동생이 많은 고생을 했다..계속 병원과 연락 하고..알아보고..내가 필요한 물품을 조달 하고..등등..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동생도 슬프고 기쁘고..그러나 그 모든걸 참고 내가 병원에 있는 동안 많은걸 챙겨야 했다..

화장장에서 화장 하러 관이 들어갈때..아빠가 " 형 잘가"라고 얘기를 했다..

바로 위에 형이고..일주일이 멀다 하고 만나러 다녔던..형이다..(최근 7개월 큰아빠가 아프셔서 병원에 계셨다..)

솔직히 나에게는 실질적인 슬픔은 아니다..아빠는 어떨까??

크게 내색은 하지 않았다..그런데..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졌다..

 

이제 부모님 세대의 이별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뭔가...슬픔이라고 하기 보다는 또 다른 알수 없는 감정이 있다..

나에게는 큰아버지지만..아빠에겐 형인..큰아버지의 별세로...뭔가 얘기 할 수 없는 감정에 주저리주저리 해 본다..

나에겐 형은 없지만..형제,자매중 누군가가 떠 난다면..이런 생각도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내 아빠에게는 그것이 현실이고..그런 생각을 해야 하고..또한..나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즉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하는 나이이고...시기인 것이다..

 

정말 멀리 있는 것만 같던..죽음이라는 단어가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